부산일보 2009년 12월 원고 Matsubara Takatoshi
(九州大学教授)
(1) 2009년 11월 14일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 참사가 발생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튿날인 15일 경남 양산 부산대학교 병원을 찾아 무릎을 꿇은채로 “타국 땅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분들의 가족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이에 일본인 희생자 유가족들은 "여러가지로 폐를 끼치고 있습니다. 향후, 철저한 안전 대책과 원인 규명을 부탁합니다"라고 정 국무총리에게 당부했다.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의 시신을 눈앞에 두고서도 분노의 말과는 달리 "폐를 끼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러한 일본인 희생자 유가족들의 말은 한국의 매스컴에서는 보도되지 않았다. 일본식으로 말하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Kikubari) 이다. 핏발 선 눈으로 주위를 향해 분노를 퍼붓거나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담담하게 말하는 일본인이 한국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쳐졌을까? 과연 한국인들이었다면 어떻게 국무총리를 대했을까? "아이고,아이고… 내자식 살려내라"고 외치는 소리가 장례식장을 울리지는 않았을까?
사고 발생 당시, 부산에 체재하고 있던 나는 국제시장으로 가서 사건발생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양복점이나 음식점 등이 밀집해 있는 시장 한가운데 위치한 5층건물의 2층에 이러한 사격장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설마, 이런 장소에서…". 실탄을 쏘는 사격장이 일반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빌딩의 한 켠에 있다는 것 자체가 일본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부산의 관광 관계자에 의하면 1박2일이라고 하는 짧은 기간 안에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들의 이동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국제시장 안에 일본인들이 원하는 쇼핑,음식,사격의 3점 세트를 넣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2) 일본인 희생자 유가족들은 한국 매스컴에 "다시는 한국 땅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 고 말했다고 한다.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을 직면한 비통한 심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나 그동안 '부산・후쿠오카 우정의 해 2009'를 제안해 온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말을 듣는 다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2008년도에 규슈・시모노세키와 부산간을 왕래한 일본인은 약 50만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런 만큼 이번 화재가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하물며 한국 정부는 2010년부터 3년간을 '한국 방문의 해'라고 하여 10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의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11월 11일에는 그 개막식을 개최했다.
(3) 일본으로 귀국하자 마나 이번 화재 사건이 준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서 후쿠오카 시민을 대상으로 앙케이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자수는 154명으로 광범위한 연령층에 걸친 조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숫자의 신빙성을 높지 않지만 "철저한 안전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는 당분간 부산에 가지 않겠다" 는 의견이 62%에 이르렀다.
(4)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인들에게 있어서 손쉽게 방문할 수 있는 관광지가 된 부산의 이미지 다운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정 국무총리와 함께 침통한 표정으로 유족을 방문하여 조의를 나타낸 허남식 부산시장의 모습은 일본의 텔레비전에서도 크게 방영되었다. 일본에서는 허시장의 성실함을 높이 평했다. 그리고, 특별기로 피해자의 사체를 수송한 한국 정부의 대응과 한국 관광협회 중앙회를 중심으로 한 모금 활동 등의 후의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인과 일본인 피해자 16명 전원에게 충분한 보상금이 지불되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안전 대책을 방치한 행정당국의 책임과 신뢰 회복이 만회된다고는 할 수 없다.
허남식 부산시장과 요시다 히로시 후쿠오카 시장에게 제안을 하고 싶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다. 2009년은 부산•후쿠오카 행정교류 협정체결 20주년으로 그 축하 행사만으로 끝날 것이 아니다. 부산과 후쿠오카 시는 공동으로 방재설비 및 방범설비 등의 적절한 관리와 함께, 소방계획이나 천재지변에 대응한 매뉴얼, 병원의 체제를 시작으로 하는 위기 관리 등의 각종 매뉴얼을 책정하여 여러가지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 최고 레벨의 안전 확보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본다. 시급하게 부산과 후쿠오카 시가 합동 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부산과 후쿠오카 시가 공동으로 작성한 방재 매뉴얼로 부산과 후쿠오카 시내의 관광 시설을 점검하고 합격한 시설에는 양시 합동의 적합 마크를 교부하는 것은 어떨까? 이 적합 마크는 틀림없이 양 도시를 방문하는 일본인과 한국인들에게 안도감을 줄 것이다. 방재 매뉴얼뿐만이 아니라 '음식문화에 대한 안전'에도 확대하여 레스토랑 등의 위생 매뉴얼을 작성해도 좋을 것이다.
어쨌든 국제 교류는 단순한 교류의 시대에서 벗어나 공생•공존권의 형성과 함께, 부산과 후쿠오카 시에 있어서 '안전은 최대의 서비스이다' 라고 하는 시민 인식까지도 공유하는 시대로 이행 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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